"아침에는 희망을 품고 일어나고, 낮에는 열심히 일하며, 밤에는 감사와 함께 잠든다. 누구의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좋은 말이지?" 사회 초년생 동기로, 나중에 고향으로 돌아가 농부가 된 친구에게서 이런 메일을 받았습니다. 만약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글을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아침에는 자면서 생각해 낸 얄팍한 해결책과 함께 일어나고, 낮에는 제멋대로 그린 이상과 목표가 너무 높아서 당연히 잘 안 풀리고, 밤에는 한탄과 후회의 눈물과 함께 잠든다"에 가깝습니다. 영화 <남자는 괴로워>의 주제가처럼, "분투~ 노력한 보람도 없이~ 오늘도~ 눈물의, 오늘도 눈물의 해가 저무네, 해가~ 저무네~" 하는 느낌이죠(하하).

뭐, 잘 안 풀리네요. 무슨 일이든. 이런 삶을 74년 동안 매일 밤낮으로 반복해 왔습니다. 질리지도 않고 말이에요!

그나저나, 사실 저는 NHK 아침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미국이나 해외에 있을 때는 못 보지만, 일본에 있을 때는 매일매일 드라마 전개를 기대하며 즐겨 봅니다. 특히 요즘 방영하는 '앙팡'이 참 좋네요. 미국에 머무는 동안 어느새 여주인공 노부와 다카시가 결혼해 버렸지만, 보지 못했던 부분을 상상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방금 전과 같은 태도로 살아온 저로서는 노부처럼 어린 시절부터 운동 만능이고, 어려운 관문을 뚫고 사범학교를 졸업해 교사가 되고, 군국의 어머니로서 학생들을 고무하며, 전후에는 그 깊은 반성으로 교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걷는 훌륭한 주인공에게 위축감을 느낍니다. 반면에 다카시의 미덥지 못한 모습은 참 좋네요. 한없이 동질감을 느낍니다. (마치 제 자신처럼요)

다카시는... 정말 이 친구, "인생을 참 못 사네요." 제 인생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115세에 과로사를 목표로 한다"고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닙니다. 앞으로 40년 동안 후회 많은 인생을 더 살 작정이니, 주변 사람들에게는 큰 민폐일지도 모르겠네요. 부디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